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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전시.공연: 보고듣고

[영화] 4.3과 삼계탕과 어머니 <스프와 이데올로기>スープとイデオロギー

by 걸어도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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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mWz3GbP

 

뜻하지 않게 영화를 보다

작년에 한국영화제에서 이미 선보인 영화 <스프와 이데올로기>(スープとイデオロギー)를 봤습니다.

한창 한국에서 감상평이 올라올 때 일본에서는 언제 상영하나 열심히 찾다가 찾기 어려워 그냥 포기하고 있던 중에 상영소식에 게다가 개봉 첫 날 감독님과 프로듀서님(남편되시는 분)의 무대인사가 있다고 해서 작업하던 중 급하게 시부야 "유로스페이스"로 향했습니다.

https://goo.gl/maps/f7THoDPivwm1sTeK9

 

유로 스페이스 · 1-5 Maruyamacho, Shibuya City, Tokyo 150-0044

★★★★☆ · 영화관

www.google.com

 

영화줄거리

2009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일본에 남은 것은 어머니와 딸 뿐이었다. 혼자 사는 노모가 걱정된 딸은 매달 도쿄에서 오사카의 본가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러한 딸에게 어머니는, 문득 당신이 제주 4.3의 체험자라는 말을 꺼낸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둔 기억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절대로 남에게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어머니는 자신이 제주 4.3에 어떻게 관련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왓챠

 

이데올로기가 달라도 가족은 가족

이전 작품으로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디어평양>을 보고 펑펑 울었는데 <스프와 이데올로기>를 보고도 펑펑 울었습니다.

재일교포이기도하고 4.3사건에 관계자였던 어머님이야기라 제주도와 4.3행사가 영화에 나옵니다.

문대통령님에 대해서는 차별금지법도 그렇고 세월호법안도 그렇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스프와 이데올로기>에서 교포분들도 입국허가가 나온 것, 4.3행사에서 연설하는 것이 좋고 감사했어요. 동시에 앞으로도 이 행사가 계속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투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천민자본주의라 그냥 말할 수도 있지만 현대의 이데올로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보다 돈을 중히 여기는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과 겸상도 하기 싫고 밀어내고 싶고 말도 하고 싶지않지만 가족친지는 아마 그들과 같은 사람에게 투표했을 거라 생각하니 많이 슬펐어요. 가족을 밀어낼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런 우리사이의 틈을 이데올로기라 부를 수 있다면 행복했던 기억과 노쇠와 애닮픔과 스프가 그 것을 조금씩이나마 채워주길 바랄뿐입니다.

감독님과 프로듀서님

만담하는 부부처럼 귀엽고 좋았어요

울다가 웃었네요.

사랑의 크기만큼의 국제우편

북의 가족에게 얼마나 많이 돈을 보내고 옷과 선물들을 보냈냐면서 어머니는 영원히 살수 없다며 이제 정은씨가 오빠가족들을 먹여살려야한다는 말에 머쓱해하는 어머니가 계속 떠오릅니다. 사랑의 크기만큼 미안함의 크기만큼 후회의 크기만큼의 소포들. 만날 수 없는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한반도의 20세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족들에게 해를 끼쳤는지.

거진 한 세기도 전의 이데올로기로 인해 또는 사별로 인해 만날 수 없는 가족들의 사진에 둘러쌓여 혼자사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떠나고 그 가족의 사진을 물려받은 감독님. 감독님의 남은 가족을 만나러 아버지성묘하러 북에 갈수 없어요. 어떤 의미에서 어머니의 그런 슬픈 역사를, 일상을 물려받은 것이기도 하겠죠.

다만 감독님은 새 가족을 이루고 같이 살아갑니다. 새 가족과 같이 사진과 추억에 둘러쌓여 살아갈 것이고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떠난 가족은 떠났기에 항상 곁에 있을 수 있으리라 그렇게 믿습니다.


팜플렛을 사서 싸인을 받았어요.

영화보고 나서 출출해져서 삼계탕을 먹으러갔습니다.

일본내 상영관 리스트

 

영화평 이벤트가 있어서 아래와 같은 평을 남겼습니다.

일본에서 영화보고 싶은 분들은 꼭 한 번 극장에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릴적 여름이 되면 할머니는 삼계탕을 끓여주셨어요

약재를 가득넣은 닭을 바느질하듯이 꿰매는 걸보고

이상해서 깔깔 웃었고 할머니도 웃었던 것 같아요.

실향민으로 격동의 20세기를 살아온 할머니를

어머니와 카오루상이 같이 요리 준비하는 걸 보고

오랜만에 떠올렸어요

좋은영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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