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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4

나는 이곳에 어울리는 사람일까라는 물음 누구나 입에 흔히 올리지는 않지만 자신이 이곳에 속해있어도 괜찮은지 무사히 "무리"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의심하고 걱정하고 확인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 나 또한 그렇다. 아니 더 심하리라 생각한다 거의 인생의 반을 보낸 바다건너 타향살이에 끊임없이 눈치보고 관계에 대해 계산하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 "밖은 훨씬 더 지옥이야" "끝까지 붙들고 있어야 돼" "웬만하면 참아" ​ 그런 말을 스스로에게도 계속다그치듯이 그렇게 해왔지만 이젠 거기에서 벗어나보려고. 안 죽는다는 걸 보여주려고. ​ 2023. 3. 28.
토요일 아침에 퇴사와 죽음 생각하기 ​ 계속 기분이 가라앉고 명확하지도 않은 앞날에 대해서 걱정되고 불안한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 그래도 생각해보면 그다지 낯설지는 않다. 10대 중고등학생 시절에서부터 서서히 습득되어 10년 넘는 직장생활내내 얼굴을 같이 맞대어온 불안이니 새삼스러울 일이 없다. ​ 어제는 호스피스병동 의사의 인생은 유한하고 언젠간 죽는다는 강의와 대기업회사를 후회하는 30대 남성의 절대 퇴사하지마세요 동영상을 봤다.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이겨내려고 들은 건데 삶 전체에 대한 압박이 더 늘었으면 늘은 거지 싶다. ​ 그래도 하루지나 이렇게 아침에 퇴사를 생각하니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니 조금은 더 가벼워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2PR5G5-7rEg 2023. 3. 25.
우리가 사는 곳 동료가 이사한다는 말을 하며 이번 맨션(한국의 아파트같은 곳을 뜻함)은 조식이 제공된다고 했다. 한국도 일본도 그런 곳이 있는 건 알지만 앞으로 그런 곳으로 이사한다는 사람은 처음이어서 놀랐다. 부러움이 생기면서 동시에 나도 파트너가 있다면 반반씩 지불해서 부담을 줄여 들어갈 수 있었을 것 같고 나도 사업체가 있다면 경비처리가 가능했겠지 같고 이것저것 머리속에서 계산을 굴렸다. 자본주의는 귀찮다. 경제약자들은 착취당하지 않게 공부하고 움직이고 일상을 잘게 쪼개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고 싸워나가야한다. 20세기 초반의 위대한 건축가들이 구상했던 모두를 위한 기능적이고 일률적이고 심플하고 그래서 아름다운 공동주택이 분배되었으면 좋겠다. 2023. 3. 12.
80년대 동화전집세트와 2020년대 유튜브 신주쿠에서 쾌속열차로 17분, 보통열차로 30분 걸린 곳에서 살다가 그나마 도심으로 옮긴지 8개월정도 되어간다. 아침 아주 일찍 사무실로 나가 레버넌트의 원작소설을 적었던 작가처럼 매일 2시간에서 4시간 자기만의 작업을 끝내고 일을 시작하려 했던 포부는 시들해졌다 ​ 30분 남짓되지만 도쿄를 코로나가 끝난 후의 통근열차를 타고 남북으로 가로질러 가는게 버거웠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가난의 이유를 게으름으로 들었지만 새벽열차에는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 동네 체인 커피숍(카페가 아니라 커피숍이 더 맞는 것 같아 이리쓴다)은 학생 때에 비하면 1.7배정도 커피가격이 올랐지만 그래도 커피체인 중에서는 꽤나 저렴한 편에 속한다. ​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선율이 들려왔다 브람스의 자장가였다. ..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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