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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전시.공연: 보고듣고

[전시] 시오타 치하루 영혼의 떨림 塩田千春展ー魂がふるえる

by 걸어도 202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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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에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열린 塩田千春展ー魂が震える 시오타 치하루 영혼의 떨림전에 다녀왔습니다.

130일간 66만명이상을 동원한 인기 전시회로 모리미술관의 전시 중에서는 역대 2위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1위는 모네, 자쿠추, 제프 쿤스 전시)

https://bijutsutecho.com/magazine/news/headline/20815

 

森美術館「塩田千春展」、66万6271人の入場者数を記録。同館歴代2位

10月27日に閉幕した森美術館の「塩田千春展:魂がふるえる」が、66万6271人の入場者数を記録したことが発表された。これは同館で歴代2位の数字。

bijutsutecho.com

 

인스타그램에서 연일 전시회의 사진이 올라오는 걸 보고 관람객들에게 멋진사진을 안겨주는 그런 전시회려니 싶었고 또 근 몇 년간 모리미술관 주최의 전시회가 개인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아 갈 생각이 없었는데 저렴한 티켓도 구했겠다 한 번 가고 싶다는 친구의 말에 전시회에 가기로 했습니다.

 

どこへ向かって 어딘가를 향하여 

 

입구에서부터 배를 주제로한 입체작품이 걸려있었습니다. 

모리미술관의 과거 전시회에서 몇 번 오른쪽 벽면에 포스터를 붙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입구부터 작품을 걸어놓으니 입구부터 작가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어 더 몰입하기 쉬었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장 입구의 적힌 작가의 말입니다. 

 

糸はもつれ、絡まり、解ける。
それは、まるで人間関係を表すように、私の心をいつも映り出す。

실은 엉키고, 휘감기고, 풀어진다.
꼭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것처럼 항상 나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일본 서브컬쳐를 많이 접하신 분이면 운명의 붉은 실(運命の赤い糸)에 대해 아실 텐데요 연인들끼리는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연결되어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유래는 북송시대부터 전해져나오는 이야기(姻緣紅線)로 새끼손가락이 아닌 발에 실이 묶여있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빨간색인지 아는지 새끼손가락에 거는 건 에도시대에 연인에게 새끼손가락을 잘라 주었던(!) 것에서 유래한다라던가 붉은 실에 대해서만도 할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배경 때문인지 시오타 치하루의 붉은 실을 보면 운명이나 인간관계를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천장과 벽에 얽히고 설킨 대량의 붉은 실이 설치되어있습니다.

 

 

 

不確かな旅 2019年 鉄枠、赤い毛糸 분명치 않은 여행 

 

관객도 많고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늦은 시간대의 입장이어서 그런지 어수선하지도 않고 안전수칙 어기는 사람도 없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시오타 치하루의 지금까지의 전시회 목록.

 

 

外在化する身体 2021年 牛革、ブロンズ 외재화한 몸

 

 

 

 

 

静けさの中で 고요함 속에서 

 

 

 

 

 

 

時空の反射 시공반사

 

 

 

 

小さな記憶をつなげて 작은 기억을 이으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좋아하던 "작은 기억을 이으며"

 

전시된 많은 작품들은 개인이 겪는 죽음 대한 공포, 관계 단절에 대한 불안을 잘 표현하고 있었고  각자의 삶과 그 안의 인간관계를 뒤돌아보게 하는 힘도 있었습니다.

그저 인스타그래머들을 쫓는 전시회라고 마음대로 제단 했던 것이 점점 부끄러워졌습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실제 설치되어있지 않고 대신 영상자료가 있던 애프터 샌드(전시회에 따라서는 피부의 기억?)입니다

 

에프터 샌드 혹은 피부의 기억 

 

 

진흙을 묻힌 대형 드레스를 높은 곳에 매달아 샤워기로 계속 물을 뿌리는데 악몽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모양새였습니다.

극단 이누 카레가 그리는 무서운 애니메이션 시퀀스에서 화면을 뚫고 뛰쳐나온 것 같았어요 (빈약한 레퍼런스...)

https://twitter.com/gekidaninucu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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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딘가 고되고 끝나지 않는 가사, 도망칠 수 없는 인간관계들을 나타내는 것 같아 여성이면 더 무섭게 느끼지 않을까 같은 생각도 들었고요.

애프터 샌드는 초기 작품에 드는데 다른 초기 작품들을 보면 확실히 최근의 작품들보다 강렬합니다.

직접적으로 매장 공포를 나타내는 것 같은 대량의 흙과 동물뼈들, 오래 전의 세상을 떠난 가족 친척들의 흑백사진들 같은 것들 말이죠. 

또 알몸으로 붉은 실타래 위에 누워있는 거나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쓰거나 욕조에서 긴 머리 여자가 진흙 같은 것을 계속 끼얹거나... 수혈용 튜브처럼 보이는 붉은 튜브가 붉은 실타래처럼 쌓인 퍼포먼스 기록들은 무섭기까지 하고요.

 

https://www.chiharu-shiota.com/performance-video-2

 

CHIHARU SHIOTA–塩田千春

 

www.chiharu-shiota.com

 

동양인 여성이 알몸으로 혹은 자해적인 내용의 가까운 퍼포먼스를 하는 게 어딘가 교과서적이기도 하고 좀 예전 시대 이야기 같기도 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일관해서 보이는 몸과 정신의 격리, 붉은색 줄들로부터 그저 작가의 고통을 조금 생각해볼 따름이었습니다.

 

설치미술에서부터 드로잉, 조각, 퍼포먼스, 무대미술까지 많고 많은 전시작품 중에 마지막은 붉은 실에 매달린 여행가방이었습니다.

集積ー目的地を求めて  집적, 목적지를 찾아서

 

 

이 작품도 좋았어요. 

현대인들은 누구나 고향에서 적게든 많든 떨어져 나와 사니까 그리고 다들 쉽게 삶을 여행에 비유하니까 그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동영상으로 보면 또 느낌이 다를 테니 한 번 봐주세요. 

https://youtu.be/3PysE7joUhY

 

전시 마지막에 가까운 장소에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도중에 극복한 줄 알았던 병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라는 작가의 말이 적혀있었어요.  전시 전부터 마지막까지 작가는 우리를 계속 놀라게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상을 떠돌고 만나고 엉망인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끝을 두려워하고 한편으로는 안도하다가 떠날 영혼들의 이야기라고 정리 하다가 작가의 아픔을 생각을 어떻게 이해하겠냐 싶었고 또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조차 하지 않치 않았을까 같은 생각을 하며 비 오는 밤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오타 치하루의 전시,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가려고 합니다.

도쿄뿐만이니라 서울, 부산 및 세계 여러 도시에서 있을 것 같으니 직접 눈으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 정보

https://www.instagram.com/chiharushiota/

https://www.chiharu-shiota.com/top-japanese

 

CHIHARU SHIOTA–塩田千春

雑誌掲載 京都大学名誉教授・京都大学こころの未来研究センター特任教授である佐伯啓思氏と塩田千春の対談記事が、言論誌『ひらく』第3号の巻頭特集に掲載されています。アートと経済

www.chiharu-shiot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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